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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블루오션으로 가자] 프랑스 옥외광고업체 'JC드코'

마케팅 2007/10/14 00:42

광고를 거리의 조형물로...세련된 유혹

프랑스 파리의 관문 샤를르드골 공항.

비행기에서 내려 공항으로 연결되는 브릿지를 빠져나오자 거대한 타이거우즈의 모습이 눈길을 사로잡는다.컨설팅회사인 액센추어의 광고다.‘Go On,Be a Tiger’라는 카피 아래 우즈가 매서운 눈 빛으로 벙커샷을 날리고 있다.가로,세로 각각 8m 크기의 대형 광고 판넬 상단에는 JC드코(JCDecaux)라는 회사 이름이 선명하게 박혀있다.

JC드코는 전 세게 45개국 도시와 3500개 공항에서 65만여개의 광고 패널을 운영하고 있다. 사진은 스웨덴 스톡홀름 알란다 공항에 설치된 노키아 광고.


공항 밖 버스정류장.시내로 직행하는 버스는 20분 간격으로 도착하지만 기다리는 시간이 지루하지 않다. 버스 셸터(승객대기시설)에는 버스노선도와 함께 샤넬 아르마니 등 각종 명품 브랜드의 광고 모델들이 도발적인 눈빛으로 여행객의 시선을 사로잡는다. 이 매혹적인 광고 위에도 JC드코라는 회사명이 또박또박 적혀있다.

프랑스의 옥외광고물업체인 JC드코는 프랑스인들에게도 그다지 유명한 회사는 아니다. 소비재를 만들거나 최종 소비자를 대상으로 서비스를 제공하는 회사가 아니기 때문. 하지만 프랑스인들은 원하든 원하지 않든 하루에도 수십 번씩 JC드코와 마주친다. 버스정류장,공중전화 박스,심지어 공중 화장실이나 쓰레기통에서도 JC드코의 광고물을 볼 수 있다.

지난 1964년 장 클로드 드코(Jean-Claude Decaux)가 설립한 JC드코는 '거리가구 (Street Furniture)'라는 새로운 광고 매체를 탄생시켜 과거엔 존재하지 않던 새로운 광고 시장을 만들어낸 회사다. 프랑스 리옹에 처음으로 버스셸터를 설치,광고매체로 이용하면서 사업을 시작한 이 회사는 현재 한국을 비롯 전세계 45개국 3500개 도시와 155개 공항에 65만 8000개의 광고패널을 운영하고 있다. 세계 곳곳에서 JC드코의 광고물을 접하는 소비자는 하루에 1억7000만명을 넘는다. JC드코는 이를 통해 지난해 16억4000만유로(약 2조원)의 매출을 기록했다.

세계에서 가장 아름다운 도시로 불리는 파리 시내.에펠탑 샹젤리제 루브르박물관 등 역사와 낭만이 살아 숨쉬는 이 도시에 JC드코의 옥외광고들은 현대적인 감각을 불어넣고 있다. JC드코는 시 당국과의 장기 계약을 통해 버스정류장과 같은 편의시설을 무료로 관리하며 이 시설들을 광고매체로 이용하고 있다.

패션 전자제품 영화광고까지 세계적인 회사들이 만든 세련된 디자인의 광고는 거리를 걷는 사람들의 눈을 즐겁게 해주는 동시에 광고주들에게 만족스러운 광고효과도 제공한다.

지난해 옥외광고물협회가 영국에서 실시한 조사에 따르면 옥외광고에 1000유로를 투자했을 때 50만2756명이 한 번 이상 보는 것으로 나타났다. 텔레비젼(11만 4263명) 라디오(26만1047명)에 비해 훨씬 높은 수치다.

포르투갈 리스본 항공의 아디다스 옥외광고


JC드코는 거리가구뿐 아니라 버스나 지하철과 같은 교통수단,공항까지 자신들의 광고매체로 이용하고 있다. 지난 40여년간 고객들이 움직이는 곳을 부지런히 따라다닌 결과다. 최근에는 드골공항측과 합작사를 설립해 공항에 TV수신기를 제공하고 뉴스 스포츠경기 등과 함께 광고를 내보낼 계획이다.

'세계를 전시한다(Showcasing the world)'는 JC드코의 비전과 차곡차곡 쌓아가 고 있는 성공스토리는 이 같은 혁신적인 아이디어에서 비롯되고 있다.

[파리(프랑스)=유창재 기자 yoocool@hankyung.com]


공공시설물 지어주고 광고독점권 따내

1960년대 초반까지는 옥외광고 수단으로 크게 두 종류가 사용됐다. 도시 외곽 도로를 따라 설치할 수 있는 대형 간판과 버스 택시 등 대중교통수단이 주요 매체였다. 옥외광고 업체들은 간판을 설치할 좋은 길목을 확보하거나 버스 노선표를 분석하는 데 골몰했다.

JC드코는 다른 길을 걸었다. 기존 고객들을 잡기 위해 경쟁하기보다는 옥외광고를 하지않는 기업에 주목했다. 옥외광고를 꺼리는 업체들은 광고 노출시간이 짧은 데다 반복해서 보여지는 효과가 낮다는데 불만을 가졌다. 특히 인지도가 낮은 기업들은 회사 이름과 제품 내용을 충분히 전달할 수 없다는 이유로 고개를 돌렸다.


JC드코는 옥외광고를 거부하는 비(非)고객군의 핵심적인 공통점을 파악하기 위해 노력했다. 사람들이 몰리는 시내 중심가에 고정된 광고공간이 부족하다는 게 가장 큰 장애 요인이었다. 해결방안을 찾는 과정에서 사람들이 몇 분간 머물면서 광고를 볼 수 있는 도심의 고정된 장소에 주목했다. 바로 버스정류장이나 공중전화 박스 같은 곳이었다. 이 장소에 옥외광고를 할 수 있는 공간만 확보된다면 비고객 계층을 고객으로 전환할 수 있다고 판단했다.

문제는 그 장소들이 시 당국의 허가 없이는 광고가 불가능한 공공장소라는 점이었다. JC드코는 해결책을 고민하다 묘안을 생각해 냈다. 바로 '거리 가구'였다. 거리조형 시설물을 지어 시 당국에 무료로 제공하고 보수 정비와 유지까지 맡는 대신 광고를 부착할 수 있는 독점권을 받아낸다는 것이었다. 거리조형물을 기부받는 조건이라 시 당국도 거부할 이유가 없었다.

시 당국의 허가를 받은 JC드코는 광고 게시판을 갖춘 거리조형물을 시내 중심가에 설치함으로써 평균 광고 노출 시간을 현저히 늘리고 홍보효과도 높였다. 노출시간이 늘어나면서 콘텐츠도 더 풍부해지고 복잡한 메시지 전달도 가능해졌다.

JC드코는 시 행정당국과 8∼25년 장기 계약을 통해 광고 게시 조형물 설치 및 유지·보수비용을 절감했다. 초기 자본을 투자한 후 그 다음 해부터 지출하는 경비는 광고 게시 조형물의 유지와 보수에 필요한 경비뿐이다. 또 15일 걸리던 광고 게재 대기기간을 2∼3일 내로 앞당겼다. JC드코는 거리조형물을 이용한 광고로 비고객들을 흡인하면서 광고업계의 블루 오션을 창출했다.

[송대섭 기자 dssong@hankyung.com]


인터뷰 : 마리엘 물라 국제영업장


“지난해 요코하마에 500개의 버스 쉘터를 지어 세계 2위의 광고시장인 일본에 진입했습니다.중국 상하이 공항에는 합작사 형태로 15년간 독점으로 광고할 수 있는 계약을 맺었고요.미국에서는 시카고에 처음 진출했죠.”

마리엘 물라 JC드코 국제영업담당국장(International Sales Director)은 "현재 회사의 가장 중요한 전략적 목표는 유럽 미국 등 JC드코가 이미 진출한 시장과 새롭게 떠오르고 있는 아시아 시장에서 사업을 확대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혁신을 통해 새로운 매체를 만들어내는 것도 중요하지만 꾸준한 성장을 위해선 세계화가 중요하다"는 설명이다.

"특히 엄청나게 빠르게 성장하고 있는 아시아 시장을 주목하고 있습니다. 최근 몇 년 새 서울 나고야 마카오 홍콩 등 아시아 주요 도시에 진출해 성공을 거두고 있죠."

'거리 가구'의 개념을 처음 선보인 건 JC드코지만 현재는 미국의 클리어채널(C lear Channel) 등 경쟁사도 생겨났다.

물라 국장은 JC드코가 경쟁사와의 수주전에서 승리해 글로벌 경영에 성공하고 있는 이유에 대해 각 국가와 도시에 맞는 맞춤형 서비스를 제공하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그는 "쇼핑이 발달한 홍콩에서는 백화점이나 쇼핑센터를 중심으로 광고 패널을 설치하고 관광객이 크게 늘고 있는 상하이에서는 공항을 기점으로 영업을 시작하는 등의 방식으로 서비스를 최적화하고 있다"고 말했다.

도시와 지역에 맞는 디자인도 성공의 관건이다. 물라 국장은 "각 국가에서 최고 수준의 디자이너 40명이 도시의 분위기와 경관에 맞게 거리가구와 광고패널을 디자인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유창재 기자 yoocool@hankyung.com]

Posted by 정동일 Daniel Jeong