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의 마케팅업계에서는 21세기를 위해 '여성형 시장'을 겨냥하고 있다. 20세기는 남성형 시장으로서 시장의 파워는 생산자에게 있었고 품질 좋은 제품을 대량 생산하여 저렴한 가격에 판매하는 것이 중요했다. 그렇기 때문에 소비자는 필요한 것만 구매하는 이성적인 성향을 갖게 되었다. 그러나 21세기의 소비자는 개성 없는 획일적인 제품은 구매하지 않으며 필요 없는 제품일지라도 충동구매하는 경향이 빈번해질 것으로 보고 있다. 즉, 품질보다는 감성적 이미지를, 가격보다는 재미와 유희성에 더 높은 가치를 두게 되는 것이다.
그 대표적인 예로 4년 전쯤 일본의 오사카(大板)에 있는 다카시마야 백화점에서 진열한 "붉은 여성용 속옷"을 들 수 있다. 그 옆에는 "이탈리아에선 크리스마스 때 붉은 속옷을 선물 받으면 행운이 온다는 전설이 있습니다"라는 선전 문구가 붙어 있었다. 이는 이탈리아에 그런 전설이 있다는 한 직원의 건의로 판매부진에 고심하던 백화점측에서 별 기대 없이 시작한 것이었다. 하지만 대단한 효과를 거두어 95년 첫해는 준비했던 5백벌이 다 팔렸고 이듬해엔 판매고가 3배나 늘어나는 등 일본 전역에 걸쳐 붉은 속옷 붐이 일었다.
마케팅 전문가들은 그 성공비결로 이탈리아, 행운, 그리고 전설이라는 세 가지 키워드를 꼽는다. 다시 말해 일본 소비자, 특히 젊은 여성의 서구풍 선호 심리와 행운 또는 전설이라는 단어가 풍기는 환상적인 이미지가 구매 충동을 일으켰다는 분석이다.
앞으로는 어떻게 소비자들의 감성을 자극하여 마음을 움직이느냐에 따라 성공의 성패가 된다 할 수 있을 것이다.
창업할 때 필수적인 것 중 하나가 바로 회원제라는 것이다.
일본에선 어느 비디오숍이든 첫날 회원이 되지 않으면 비디오 렌탈을 할 수 없다. 말하자면 첫날 빅 서비스를 할 때 회원제로 손님들을 모두 잡아 놓아야만 한다. 반대로 말하자면 회원이 되지 않는 사람에겐 첫날의 빅 서비스 혜택을 안 준다는 얘기이기도 하다.
회원제가 성공하면 그 장사는 성공한다. 일본은 세계에서 회원제 카드가 제일 많은 나라다. 거리에서 활보하는 일본 젊은이들 아무나 붙들고 지갑을 열어 보라. 마치 VISA나 마스터카드 같은 모양의 멤버십 카드가 가득하다. 웬 젊은 애가 신용카드를 이렇게 많이 가졌나 눈이 휘둥그래진다. 그런데 카드 내용을 보면 웃음이 나올 것이다. 하나하나가 거의 동네 멤버십 카드다. 비디오가게, 미장원, 이발소 멤버십 카드...
일본인들은 소매 유통구조에서도 각 상점들이 자신들 고유의 회원 카드를 발행하여 장사를 한다. 일본에서 전자제품을 사본 분들은 '빅 카메라'나 '요도바시' '사쿠라야' 등의 상점 이름을 기억하실 것이다. 그 상점들에서 어떤 물건을 고른 뒤 계산하려면 이런 장면이 예외없이 연출된다.
"포인토 카도 아리마스카?"
자기네 상점의 회원 카드가 있냐는 질문이다. 이때 손님이 고개를 절레절레 흔들면 이들은 진지하게 계산기를 두드리며 그 결과를 보여준다. 놀라운 가격 비교 수치다.
당신이 회원카드를 사용하면 이 가격인데 그냥 지불하면 이 가격이라는 식으로 아주 친절하게 가르쳐준다. 카드가 없는 고객들은 즉석에서 만들면 된다. 물론 회원 카드 만드는 데는 몇백 엔이 더 든다. 그걸 계산해도 지금 바로 회원 카드를 신청하는 게 훨씬 싸다. 가격을 보여 주며 더 싸게 해주기 위해서 카드를 만들라는 데 무슨 불만이 있을을 수 있겠는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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